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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ace Foundation 평화재단

현안진단 371호

트럼프 행정부의 ‘돈로주의’와 한국의 대응

조회
294
등록일
2026-01-26

트럼프 행정부의 ‘돈로주의’와 한국의 대응

힘의 논리가 좌우하는 강대국 정치의 부활은 한국에게 자강력(自强力)의 확보를 요구한다. 미국이 세계 안보를 떠받치는 거인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났음을 밝히고 자국의 핵심이익에 집중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지역 안보의 책임을 부과하는 상황은 안보 리더십 축소에 따른 불안감을 증대시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인적·제도적 준비 미흡 및 국정운영 경험 부재로 인해 좌충우돌하던 1기 행정부에 비해 4년의 백악관 경험, 충성심으로 무장한 인사들의 충원,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영향력 확대 등 상대적으로 풍부해진 정치적 역량을 토대로 2기 행정부는 예상을 뛰어넘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외정책과 관련하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폐기와 글로벌 리더십 복원’이라는 외교정책 기조를 철회하고 ‘전략적 선택과 집중’ 및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 우선 외교정책’의 재활성화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이익을 공세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특히 출범 초기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 대한 지배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본격화하며 국제사회의 혼란과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제 세계는 가치 사슬이 끊어지고 각기 독자적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돈로주의’: 미 본토 방어와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영향력 확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 외교정책은 ‘전략적 선택과 집중’ 및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통해 외교·안보 정책의 효율 증대를 추구한다. 구체적으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의 핵심 이익을 효율적으로 담보하고자 한다. 미국의 제한된 역량을 고려할 때 세계의 모든 문제에 미국이 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은 불필요한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효율성을 증대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핵심 이익을 담보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불필요한 전쟁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필요시 외교와 군사력 과시를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자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 그리고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통해 미국의 안보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부각시키며, GDP 대비 국방비 지출 증대 등을 통한 동맹국들의 기여 확대와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동맹국들의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한다. 

 

 이러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는 작년 11월 말 공개된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해당 문서를 통해 미국의 핵심 이익이 미 본토 방어를 핵심으로 하는 서반구(Western Hemisphere)의 안보와 중국 견제가 주가 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있음을 명시하고, 향후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은 자국의 핵심 이익 수호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특히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의 안보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였는데, 이는 미국의 기존 외교·안보 정책의 기조가 크게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미국의 생존과 안전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로 설정하고, 외적의 침입과 외부의 적대적 영향력으로부터 미국의 국민, 영토, 경제 및 삶의 방식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메리카 대륙의 안정을 통한 미국 국경안보 확보와 지역 내 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 유지를 도모하는 ‘트럼프 코롤러리(Trump Corollary)’를 천명하였다. 

 

 구체적으로 ‘먼로주의(Monroe Doctrine)’의 재확인 및 강화를 통해 서반구 내 미국의 우위를 회복하고 미 본토 방어 및 지역 내 지리적 요충지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여와 확장(Enlist and Expand)’이 서반구에 대한 목표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지역 내 기존 우방국들을 참여시켜 이민 통제, 마약 유입 저지, 육·해상 안정과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파트너들을 육성 및 강화하고 지역 내 경제안보 파트너로서의 미국의 매력을 키울 것이라고 명시했다. 

 

 트럼프 코롤러리는 작년 초 회자되었던 ‘돈로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해당 용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하여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등과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공세적인 행보를 빗대어 등장하였다. 구체적으로 미국 제5대 대통령인 제임스 먼로(James Monroe) 대통령이 주창한 ‘먼로주의(Monroe Doctrine)’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결합된,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지배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돈로주의’는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 그린란드 획득 의지 표명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1월 3일 ‘불법 이민자와 마약의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감행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행동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 확보, 중남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 등이 실질적 배경으로 거론되었다. 또한 나토(NATO) 동맹의 일원인 덴마크의 자치령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린란드를 얻고자 하는 것은 그린란드 내 미군 군사 시설 확충, 북극권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견제 및 석유, 천연가스, 희토류 등 그린란드에 매장되어 있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사태는 지정학적, 그리고 지경학적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지정학적 측면에서 힘의 논리가 좌우하는 강대국 정치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및 그린란드 사태를 통해 미국이 안보 공공재를 제공하고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패권국의 역할을 축소하고 자국의 핵심이익에 보다 집중할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국제 안보 질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국제무대에서 각자도생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 안보 체제가 흔들림에 따라 EU,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일본, 한국 등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각자 지역 내 안보에 보다 집중하고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안보의 분절화’ 현상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경학적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지역화·블록화 현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첨단기술 및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중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온쇼어링(onshoring)’, 즉 핵심 원자재와 에너지의 안정적인 역내 공급과 핵심 제조 시설의 미국 내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및 그린란드 사태는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영향력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하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보여준다. 이에 따라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시도에 대응하여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지역 및 분야별 공급망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응: 자주 국방력의 확보와 한국의 강점을 토대로 한 글로벌 협력 증대

 

 힘의 논리가 좌우하는 강대국 정치의 부활은 한국에게 자강력(自强力)의 확보를 요구한다. 미국이 세계 안보를 떠받치는 거인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났음을 밝히고 자국의 핵심이익에 집중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지역 안보의 책임을 부과하는 상황은 안보 리더십 축소에 따른 불안감을 증대시키고 있다. 핵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점증하고 있는데다가 강대국 외교의 각축장인 한반도의 경우 안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의 역량 강화를 토대로 한·미 간 안보 협력을 현실화하여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 전력의 첨단화와 효율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원자력 역량 확대 등 자주 국방력 확립을 위해 매진하는 한편, 우리의 역할 및 기여 확대를 토대로 한·미동맹을 보다 대등하고 호혜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들과의 관계를 새로운 전략적 시각으로 관리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 우리에게 우호적인 안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경학적인 지역화·블록화 현상에 대응하여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10위권 내외의 군사력과 경제력,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 K-culture(한류) 등 한국의 강점을 토대로 글로벌 협력을 복합적으로 증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첨단기술 및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 및 일본, 유럽 등 기술 선진국들과 양자 및 (소)다자 협력을 강화하여 미래 성장 동력 및 경쟁력을 담보하는 한편, 수평적 협력 구조를 토대로 중국과 소비재, 서비스, 콘텐츠, 공급망 협력 등 실질적 분야의 협력 증대를 통해 통상의 보폭을 넓혀야 한다. 

 

 또한 ‘포용, 상생, 연대’의 협력 원칙을 토대로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안정적·호혜적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고 첨단기술, 개발협력, 에너지, 방산,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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