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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포럼

남남갈등 해소와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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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포럼 자료실입니다.

제목 [2013 7월 현장탐방프로젝트] 밀양-동화전마을 (영남권)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4-09-04 조회 11421

그 동안의 현장 탐방은 영남에선 거리가 멀어 함께 하기 어려웠어요.

그러나 이번 밀양은 부산, 대구, 울산이 각각 비슷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이죠.

7/13 오후에 부산에서, 대구에서, 울산에서, 그리고 창원에서 각각 밀양으로 찾아와서 모였습니다.

 

날씨는 무척이나 뜨거웠지만 모두들 얼굴엔 웃음이 넘쳐나네요. ^^

 

밀양 정토법당에서 서울,대전,리아팀과 모여 사전 세미나를 듣고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밀양의 문제를 알아갑니다.

마을을 찾아가기에 앞서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야 하겠죠?

 

영남 청년포럼은 단장면의 동화전 마을을 찾아 갔습니다.

옛부터 오동나무 꽃이 많아서 동화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네요.

 저희가 찾아간 날은 산업통산부 장관이 내려온 날이라 마을 분들이 많이 안계셨고

위원장님과 함께 젊은 분들이 몇분 같이 했습니다.

 

몇개 지역이 모여서 오는지라 사전에 각 지역의 인기있는 막걸리를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부산에선 생탁을, 대구에선 불로 막걸리, 울산에선 태화루를 준비했죠.

(창원도 있지만 인원이 적어 짐이 될거 같아서 생략)

그랬더니 마을 분중에 한분께서 밀양에서 유명하다는 클래식 막걸리를 사오셨습니다. ^^

마을 분들과 함께 하며 이제껏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갑니다.

 

사상 유래가 없는 고압의 76만 볼트 송전탑이 들어서면 비가 오면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는 사실도

철탑때문에 하루아침에 자기가 살아온 땅이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땅으로 돼 버려도 한전은 철탑이 들어선 부분만큼만 보상을 해준다는 사실도

그 바람에 한해 한해 대출받아 농사짓고 살던 분들이 더 이상 은행 대출이 안됐다는 사실도

그걸 반대하면 강제로 땅을 수용해 버린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어디서 부터 이야길 해야 되냐고 되묻던 위원장님과

유쾌하게 농담 잘 하시던 분이 말씀도중 울컥하시던 마을분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싸워왔을지, 그 와중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지 짐작이 안됩니다.

그래도 이 마을에서 4개의 공사장을 다 막아냈다고 해요.

마을 분들에겐 물러설 곳도 없고 우리 할머니들은 앞으로도 계속 싸우실거라고 하시네요.

 

심란함을 뒤로 하고 내일 마을 일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합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마을 뒷산을 오릅니다.

마을 뒷산에는 2곳의 철탑 공사장이 있습니다.

다른 마을은 공사장이 차로 갈수있거나 마을 근처에 있는데 반해 동화마을의 현장은 산을 올라야 해요.

해발은 500미터 정도.

 

웃으며 출발한 친구들이 산길로 접어들며 서서히 쳐지기 시작합니다. 

이 힘든 길을 할머니들이 올랐다고 하니 그 고생이 얼마나 많으셨을지 상상이 잘 안갑니다.

가는 길에는 나무 사이에 밧줄이 매어져 있습니다.

할머니들 붙잡고 가시라고... ㅜ.ㅜ

 

약 30분간을 땀을 흘려가며 올라가자 공사현장이 나옵니다.

처음엔 마을 분들도 몰랐대요. 나무를 베고 한참 공사를 하고서야 알았다네요.

본격적으로 공사를 막기 위해 싸운건 작년 이맘때부터라고 합니다.

 

작년 그 더위에 할머니들은 이 산을 오르고 그 추운 겨울에는 새벽 2시, 3시에도 용역을 피해 산을 올랐대요.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지...

처음엔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들 사이로 철탑이 지나가기로 되어 있었다는군요.

그랬던 것이 별다른 이유없이 90도로 꺾여서 마을로 오게 됐답니다.

그 바람에 동화마을, 보라마을, 상동마을 모두 이 난리를 겪는거라네요.

 

원안이 바뀐 배경에는 전 밀양시장 인척의 선산이 있대나 어쨌다나...

 

이 산 위에는 작은 움막집과 흙집이 있습니다.

올해 초에 보따리 학교라는 대안학교 학생들이 일일이 흙벽돌을 져다 날랐다는 흙집 벽에는 학생들이 그린 벽화가 있어요.

우린 제 몸뚱이 하나 끌고 올라오는데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그 친구들은 저 무거운 흙벽돌을 지고 올라왔다는게 놀랍네요.

 

잠시 한숨을 돌리고 마을로 내려갑니다.

 

 

산에 올라간 사람들을 위해 몇몇 친구들이 남아서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메뉴는 토스트와 우유.

다들 아침부터 등산을 한 덕에 토스트가 잘 팔립니다. ^^

 

지금은 농한기이긴 하지만 서울로 밀양시내로 쫓아다니느라 농사일을 제대로 못하신 분들을 위해

점심 준비하는 인원을 빼고는 오전엔 모두 마을일을 돕기로 했습니다.

 

든든히 먹고 8시 반부터 시작을 하려고 했으나...

 

 

맘이 바쁜 새마을 지도자 어르신이 우리가 아침을 먹기 전부터 오셔서 계속 재촉을 하셨어요. ㅎ

사전 답사때 잠깐 뵙긴 했는데 농활을 온다면 자고로 청년들의 봉사 자세는 이래야 한다는 일장연설을 하셨던 분이셨어요.

그래서 빙긋이 웃으며 걱정마시라고 남자들 다 투입시켜드리겠다는 약속을 했더랬죠.

 

그리하여 남자들은 일단 대나무 자르기 투입!

집 뒤 언덕배기의 빼곡한 대나무를 일일이 잘라내고 모아서 묶어놓는 작업을 했습니다.

저 서 있는 비탈면 빼곡히 대나무가 있었는데 그걸 거의 다 쳐냈어요.

 

작업하는 내내 이건 이래해야 된다, 저건 저래해야 된다, 일을 할려면 확실히 해야 된다고 하시다가

한 시간 쯤 넘어가니 일하는 자세가 맘에 드셨는지 이래저래 술도 가져다 주시면서 쉬었다 하라고 하셨어요.

쉬는 동안 이야길 나누다 보니 한평생을 교육청에서 일하셨다네요.^^

 

그제서야 그 전의 모습들이 한방에 연결이 되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 그러실만하구나... ^^'

 

한편 마을회관에서는 위원장님이 오셔서 두군데 더 작업을 일러주고 갔습니다.

한팀은 자두를 따고 창고 정리 작업을 했고요.

또 한팀은 트럭을 타고 깻잎을 따러 갔어요.

 

이 마을에선 깻잎 농사를 많이 짓는데 송전탑에 매달리느라 농사일을 제대로 못했대요.

깻잎을 제때 수확해야 되는데 훌쩍훌쩍 자라버려 상품성이 떨어질때마다 속이 상했다네요.

더운날 밭고랑 사이에 쪼그리고 앉아있으면 열기에 땀이 뚝뚝 떨어져서 힘들었죠.

그런데 아주머니께서

'아~ 오늘 많이 따서 한 며칠은 깻잎 안따도 되겠다~'

라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마을 일을 하러간 팀이 일하는 동안 오늘의 메인 요리를 만들 공양팀은 열심히 준비를 했어요.

밭에서 따온 깻잎으로 전을 굽고, 간밤에 남은 두부도 굽고, 열심히 닭도 삶고...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마을분들이 30분 가까이 오셔서 드셨어요.

젊은 청년들이 와서 뭔가를 한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셨는지 시간이 되기 전에 이리저리 모이셨어요.

계획상으론 음식을 마련해서 함께 식사를 하는거였는데 인원이 많다보니 마을분들만 식사를 하시게 됐네요.

 

준비할때까진 우리끼리 다 했는데 마지막 상 차린다고 할때가 되니

결국 몇몇 아주머니께서 안되겠다 싶으셨던지 부엌에 와서 교통정리를 해주셨어요.

남자들은 일단 다 나가라고... ㅎㅎ

 

어르신들께서 무척 맛있게 드셨어요. 젊은 친구들이 너무 잘 만들었다고...

전에 대학생들 왔을땐 여자들은 가만 있고 남자들만 일하던데

여기는 남자고 여자고 다들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하시네요. ^^

 

점심을 먹고나서는 소감을 나누고 현수막을 만들었어요.

비록 예상과 달리 작업이 너무 오래 걸렸지만 다 만들어 달고 나니 뿌듯했네요.

마을 분들이 계속 농사일로 바쁘셔서 변변한 단체 사진 하나 없는게 아쉽긴 해요.

그렇지만 이 바쁜 와중에 약간이라도 일손을 덜어드려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어요.

 

바깥에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직접 와보고 느낀 점은

이 분들은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삶의 터전을 뺏기는 문제로구나...하는 것과

오래 싸워서 지치지 않으셨을까 하는 예상과 달리 너무 밝게 맞이해주셨다는 것이었어요.

 

함께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보고,

밀양에서 일어난 이 일이 정말로 밀양의 문제인지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처음엔 고작 1박2일... 그것도 저녁에 와서 우리가 뭘 하겠나...

민폐만 끼치고 가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와서 직접 보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오기를 잘했구나! 와서 이야길 들어주는 것만으로,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겠구나'

라는걸 가장 크게 느꼈던거 같애요.

 

결국은 이 문제도 신뢰의 회복, 공동체의 회복...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삶이 생태적으로 바뀌는게 관건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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