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사업초기라 사업에 집중해도 성공하기 힘든 판국에 평리아에 시간을 내고 신경을 쓴다는 게 .. 그리고 실제로도 평리아 기간 동안 하는 일에서 큰 위기도 있었다. 그래도 한 번만 빠지고 나머지는 참석했다는 것이 대견하다 생각이 든다. 한 몸 건사하기도 바빠 우리 조의 개별 오프모임 등에 참석하지 못하였고 사회지식도 별로 없어 주워듣기만 해서 조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한국사회의 문제가 너무나 많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답답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한국사회를 다시 후퇴시키고 있는 정권에 대한 답답함 뿐 아니라 사회 주체 전부의 수준도 문제고 나도 그 수준으로 살고 있구나, 결국 세월호는 내가 일으킨 거구나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그 때뿐 다시 생활전선으로 돌아오면 내 몸 건사하기 바빴다.

조별토론에서 입도 뻥긋 못했지만 열심히 듣고 배웠다. 우리 회장님은 처음부터 회장감이었고, 강사님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신 동기님에게 귀동냥의 즐거움이 있었으며, 해박한 지식으로 매시간 질문하는 동기님, 경주에서 4시간동안 노래만 부르게 만드신 동기님의 열정, 우렁찬 목소리 하나로 세상을 헤쳐나가시는 동기님들을 보면서, 사회를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자 하는 사람끼리 만나는 것 자체에서 작은 희망을 본다. 이렇게 만나면 시작이야 자의든 타의든 뭔가 하게 될 것 같다. 동기분들의 사회개선에 대한 적극성을 보면서도 또한 배우고 반성하였다.

역사공부와 동아시아공동체에 대해 공부할 때는 외세의 영향에 대해 실감하게 되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아 내공도 약한데 외세의 영향아래 있다는 것이 답답했다. 하지만 한국의 모습을 좀 더 알게 된 거 같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좀 더 본 것처럼, 그리고 말해본다. 우리나라, 참 한 번도 편할 날 없이 모질게 살았구나. 그 동안 참 고생 많았다. 동기님이 주신 칼의 노래에서, 임진왜란 때 먹을 것이 없어 명나라 군사 따라 다니며 명나라 군사들이 토한 것을 먹었다는 조정 보고를 읽었는데 우리는 그렇게 모질게 살았구나. 그렇게 살아온 역사의 결과인 현재의 우리 사회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욕할 자격이 없구나. 만주벌판도 다 뺏겼지만 그래도 격변과 애환의 시간 안 죽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고마웠다. 그래, 그동안 고생했다 다독거리고 거기서부터 출발해야겠다.

전 강진군수님의 강의 중에 나온, 공무원의 새로운 급여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시도들이나 아이디어를 들으면서 희망도 보았다. 그리고 현재의 최대의 시대적과제가 통일임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스님의 통일 방법론이 매우 체계적임에 놀랐고 구체적인 방법을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평리아 과정을 마치며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해 본다. 청나라가 뜨는 것을 보지 못하여 판단을 잘못한 기득권층의 몰락을 보며,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것과 사회적 패러다임을 공부하고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것은 서로가 배치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았고, 우주 역사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만물의 영장인 인류의 존재이유가 사회 속 나의 의무, 세계 속 나의 의무를 실천하는 것임도 알았고, 직업인으로서 사회적 실천에 직업전문성을 조금이라도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물건 파는 사람이니 스님의 통일이라는 상품을 잘 포장하고 마케팅하여 사회에 확산시켜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했고 나는 기업하는 사람이니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동아시아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겠구나 생각도 했다. 정토회가 스님강연을 녹화하여 전국법당을 만들듯 평리아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모든 종교단체와 제휴하여 장소를 빌려 전국시민학교로 더욱 확대하면 어떨까 바램도 가져보고 국민의 사회의식교육의 문제를 학교의 윤리시간이나 민방위교육시간을 활용하면 좋을텐데 아쉬운 마음도 가져본다.

이런 사회변화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나만 보고 살아온 인생이라 아직도 생소하다. 하지만 애를 쓰고 노력하고가 아니라 즐겁게 참여하고 싶다.

나의 DNA로 새겨진 듯한 동아시아역사의 열등감이 아니라, 동아시아를 주도하던 환웅시대 치우천황의 역사적 후예로서 중국과 일본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품안에 안고 그들을 오히려 발전시키는 진정한 동아시아의 주도세력으로 나아가고 이를 기반으로 환경문제를 포함하여 인류세계를 홍익인간 제세이화하여 세계를 주도하면서 우리 내부의 문제도 아울러 해결해 나가는 우리 모습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