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혁신과 차별화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지금 창의력은 현대인의 필수 능력이 되었다. 그럼 과연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반복적인 연습이나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는 것인가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방(벤치마킹)을 통해 집약적인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에서 이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창의력은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여전히 생소하고 어색하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이 질문을 대한민국에서 창의적 활동에 가장 익숙한 베테랑 중 한 분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님께 물었다.

    그 분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모르겠다”. 이유는 창의력을 정의 또는 개념화하기 어려워 누구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고 하셨다. 본인은 단순히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꾸준히 한 길을 걸어 왔을 뿐이고 어느새 사람들은 그 분을 창의적이라 평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분은 자신이 걸어온 길, 즉 과정을 대략 한 시간에 걸쳐 한편의 광고와 같이 간결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들려주었다.

    특히 3개월 된 인턴의 한마디, 수년 전 읽었던 책의 한 소절, 다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아이, 지나가다 본 팀원의 책상에 놓여 있던 엽서 한 장 등이 소재가 되고 기나긴 과정과 여러 사람의 노력을 통해 훌륭한 광고로 태어나는 이야기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이러한 간접 체험을 통해 평소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돌이켜 볼 때 일반적으로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가 인터뷰, 관련 도서, 워크샵이나 여행과 같은 비일상적인 이벤트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번번히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일상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 이라는데 의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베테랑은 달랐다. 일상에서 작은 습관, 見(견)을 달리하였을 뿐이었다. 주변의 사물과 사건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였고, 들여다보았고, 귀 기울여 들었을 때 남다른 발견을 했다. 또한 발견에서 멈추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깊은 애정을 가지고 오랜 기간 관리해주어야만 창의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어쩌면 현재가 우리 사회에 이러한 見(견)이 가장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기형의 경제구조, 사회 양극화, 불안정한 외교관계 등 문제점에 기존의 틀을 가지고 접근하면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모두가 보다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때 비로서 원하는 해답을 얻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