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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89차 발표요약] 한국의 세계전략과 유럽연합의 전망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2-04-19 조회 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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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9차 전문가 포럼

한국의 세계 전략과 유럽연합의 전망

 

 발제 :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 (심성은 국회 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조사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를 주도한 것은 미국이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언급을 한 후로 미 국방부 등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이 나오면서 점차 구체화되고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면은 무역과 외교안보 정책에서 미국과 갈등이 있었던 유럽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용하고 발전시킨다는 점이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프랑스가 주도하고 독일과 네덜란드가

이를 좀 더 발전시키고 다시 EU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유럽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화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안보,

두 번째는 경제적인 중요성, 세 번째로는 첨단 기술 집약 지대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다.

일례로 전 세계 인구의 60%가 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무역액의 70%,

그리고 해외 직접투자(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의 60%가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EU 국가들과 인도태평양 지역 간 교역액 역시 점점 증가해서

2019년도에는 1.5조 달러를 넘어섰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적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용함으로써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EU 고유의 이해관계를 확장시키고자 함에 있다.

 

(오늘 다룰 유럽 국가에서 영국은 제외하고자 한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2016년 브렉시트 이후로 영국은 더 이상 EU 회원국이 아니며,

두번째로는 프랑스나 독일의 대외 정책과 영국의 대외 정책에 상이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영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 오커스 등의 다자동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반면 유럽 국가들은 여기서 배제되어 있다.)

 

 

 

유럽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점점 불안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2009년도만 해도 전 세계 20%의 군사력이

이 지역에 집중되었는데 2019년에는 28%로 그 집중도가 훨씬 더 심해졌다.

 

 

 

표를 보면 무기수입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즉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주요 무기 수출국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순이다.

  중에서도 미국은 그 비중이 39% 정도이다.

흥미로운 것은 프랑스의 무기 수출 비중이 이전에 비해서 59%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럽 방산업체의 인태지역 무기 수출에 대한 이해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장 큰 무기 수입국은 인도이며, 그 다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호주, 중국 등이다. 5개 수입국 중에서 3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로,

이들 국가에 군사력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이 지역에 대해 안보 불안정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또 계속 위험성이 커지는 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그리고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

영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으로서는 사실 남중국해나 대만 해협의 영토 분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아시아까지 중요 물류 항로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유럽으로서는 이 항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이 주도했던 ‘항해의 자유 작전’ 에 유럽이 동참하기 시작한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자유 항해 작전’을 하면서 전투함이나 항공모함들이 자기 영토가 아닌 곳에

기항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이 지역의 경제적 중요성의 증대이다.

어떤 면에서는 안보보다 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무역액과 FDI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제적 중요성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부상이다.

이미 2009년 중국의 GDP는 일본을 추월했고 2030년 즈음부터는

미국도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세계 GDP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만 해도 5% 미만으로

굉장히 적었지만 2020년에는 거의 15%를 상회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 단지 경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방비 지출 증가에 따른

국방력 증대에까지 이르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도서 지역이 많고 바다로 둘러싸인 인도태평양 지역은 해군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전투력은 2,000년대만 해도 미국의 ⅓ 미만의 수준이었지만

2020년에는 미국을 뛰어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제력과 안보력을 기반으로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러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나아가서 아프리카, 유럽, 남미까지

전 세계에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2017년부터 유럽, 인도, 아세안, 일본 등 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게 된

배경인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국가안보전략(NSS : 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

중국을 ‘국제질서의 파괴자 혹은 변형자인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했다.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해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FOIP : Free and Open Indo-Pacific Strategy)’을 천명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로는 오바마 대통령 당시의 아시아 위주의 외교 전략에서

구심점 역할을 했던 태평양 사령부를 인도 태평양 사령부로 개칭하면서

기존의 태평양 중심의 아시아에 인도를 포괄하면서 더욱 확대하는 전략을 편 것이다.

 

미국의 NSS를 살펴보면 인도태평양 전략의 세 가지 핵심 축을 볼 수 있다.

첫째,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대한 경제 개발 지원과 지역 안보 거버넌스의 안정화이다.

둘째, 해양 안보 수호 정책을 원칙으로 내세운 것이다.

셋째, 안보 유지를 위해 몇 가지 법안을 채택하는데 아시아와의 국방협력을

강화하는 아시아 안심법,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안보 예산을 매년 국가예산에 반영함으로써

예산의 안정성을 강화한 국방수권법이 그것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2017년에 이어 2018년 국방 분야에서 구체화되었고,

2019년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도 중국을 러시아와 이란과 같은 선상의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했다.

그리고 인도양을 전략에 포함시킴으로써 아시아에서 더욱 확대시키는

개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9년에는 국무부에 인도태평양 전략이 발표됐고 2020년 역시 대중국 전략 보고서가

발표되는 등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조금씩 더 구체화되고 강화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을 수정주의 권력으로 내세우면서 러시아, 북한과 엮어서

이 세 국가를 미국의 최대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주요 파트너로 유럽과 아세안, 일본, 인도, 대만 외에도 한국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2022년 2월에 새로 나온 바이든 행정부의 첫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미중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을 뒤엎고

오히려 전략경쟁이 더 강해지는 면을 보이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경제, 안보, 첨단기술 3개 대표 분야에서 동맹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천명했다.

그 중에서도 첨단기술 분야는 국방력과도 관련이 있고 또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2022년 3월 말에 발표된 국방 전략에서도 기존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앞으로도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인도태평양전략 - 프랑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보기에 앞서 굳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살펴본 것은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미국의 전략과 전체적으로 흐름을 같이 하는 듯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중 견제 목적과 함께 역내 경제, 안보 리더십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데 비해

유럽과 아시아, 아세안 국가들은 역내 경제, 안보의 안정성 유지에는 동의하나,

대중 견제 부분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지만 중국과는 경제 협력을 도모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2018년부터 발표되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서 중국이라는 공동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 두 번째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안보 이해관계의 제고를

위해서이고, 세 번째는 무역과 첨단 기술에서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미국과 유럽의 협력을 다시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과 유럽의 무역갈등이 심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오면서 대서양 동맹의 회복을 천명을 하면서

이러한 무역 갈등이 점점 해소되었고

2021년 9월 무역기술위원회(TTC : Trade and Technology Council)가 발족되었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프랑스가 제일 먼저 전략을 발표했고

이후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국가이다.

그런데 프랑스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역내 경제, 안보의 안정성 유지에는

동의하지만 대중 견제 자체보다는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다극적인 세계 질서를 수립한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프랑스는 이러한 면에서 호주, 일본 등과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가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인 이유는 우선 이 지역에 프랑스령 해외영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벨 칼레도니아라든가 폴리네시아 등의 프랑스령 국가에만 프랑스 국민들이

약 20만 명 거주하고 있고 그 외에도 총 거주 인원이 약 160만 명 정도 된다.

프랑스는 이 해외 영토를 근거로 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상주권력을 자처하고 있다.

도서 국가가 많다 보니 세계 2위의 배타적 경제 수역을 갖고 있기도 해서 이 지역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군사, 안보적인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일례로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중심이 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 동맹인

쿼드의 해상 훈련에 쿼드가 아닌 국가로는 처음으로

2021년 5월 전투함을 파병함으로써 참여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첫째, 쿼드가 쿼드+로 확대될 수 있으며

그것이 유럽 국가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둘째, 비록 쿼드에서 배제되어 있지만 이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안보적인 이해관계가

크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프랑스의 인도태평양 전략 확대에는 EU 안보 전략을 자신들이

주도하겠다는 의도도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무역이 증대됨에 따른

경제적인 목적도 크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경제적인 목적은 첫째, 2007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부터 탈피하기 위해서이며,

둘째로는 중국과의 경제적인 협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가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인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프랑스는 이 전략을 통해서 미국이나 나토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유럽 국가들의 고유한 안보 이해관계를 강조하고자 하는

전략적 자율성을 주도하고 있고 또 가장 강화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유럽은 나토 중심의 공동 방위 정책을 쓰고 있는데

1994년부터 프랑스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국방백서에 명시함으로써

앞으로 나토와 미국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이를 강화해 나갈 것을 천명한 바 있다.

2016년에는 EU 역시 전략적 자율성을 채택하면서 프랑스의 기조를 따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한 미국이나 나토의 비판에 대해 프랑스나 독일은 ‘전략적 자율성을 통해서

미국과의 안보적인 공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유럽만의 안보 체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시도로

나타날 수도 있어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17년 말에 창설된 항구적인 협력 체제라고 하는

‘페스코 체제’를 들 수 있다. 페스코 체제는 EU 회원국들이 주축이 되어서

공동 군대를 창설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EU는 경제협력체 성격이 강하고 외교안보 공동 정책은 1990년대부터 발전돼 왔지만

실질적인 공동 군대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2025년까지 소규모이긴 하지만 공동 군대를 창설하기로 합의했고

2017년 이후부터 공동 군사훈련, 첨단 무기 개발, 레이더망 감시 체제 구축 등

공동 45개 정도의 안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매년 추가하고 있다. 이러한 EU의

경제공동체에서 안보공동체로의 발전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도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 - 독일, 네덜란드

독일은 2020년 8월에 인도태평양 정책 지침을 발표했는데 크게는 프랑스와 유사하지만

여러 면에서 조금 약화된 면이 있다.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표현을 써서 4차례에 걸쳐서 발표한 반면에 독일은

전략 대신 ‘정책 지침’, 즉 방향성만을 제시한다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유지, 구체적으로는 영토와 영해의 분쟁을 막고

미중 갈등이 악화되지 않도록 보완하겠다는 점은 프랑스나 미국과 유사하나,

기본 원칙에서는 다자주의 원칙을 굉장히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좀 있다.

대중 견제에 대한 내용은 당연히 없고 다극화 지지,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U, 나토, UN, IMF와 같은 국제기구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며,

그중에서도 특히 나토를 중심으로 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다자주의적 정책은 나토가 아닌 EU 중심의 방위체제 실현을 강조하는

프랑스와 다른 점이다.

 

독일의 전략은 이렇게 안보적인 성격은 덜해 보이지만 사실은 호위함을 파견하여

6개월 동안 인도태평양 지역을 도는 등 안보적인 관심은 충분히 있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중국 독일 무역액이 증가하고 있어 경제적인 목적도 굉장히 크다.

그 외에도 첨단기술, 기후 변화 등의 이슈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특징 중 하나는 인권 법치주의의 강화이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독일과 매우 유사한데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전함을 장기간

파견하는 것까지는 없다.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 - EU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가 차례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면서 이 국가들의

주도로 EU 역시 인도태평양 전략을 채택하게 된다.

2021년 9월에 전략 보고서가 나왔는데 주요 원칙은 다자주의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 다극 체제 명시 등이다.

주요 영역은 경제 번영, 기후 변화 정책, 해양 거버넌스, 첨단 분야, 안보 분야이다.

경제적인 이해관계도 크게 반영되어 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훼손된

물류 공급의 가치사슬을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회복하고

무역협정을 추가로 강화해 나가려 한다.

그래서 EU가 기존의 한국에 이어 추가로 뉴질랜드, 중국과도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첨단 기술 관련해서는 2022년 2월에 디지털 기법을 채택했는데 특히 반도체 등에서

한국 등 아시아,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보적인 목적도 있어서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합동 군사훈련도 하고

얼마 전 독일 호위함이 부산에 들렀던 것처럼 기항도 하는 식으로

안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전통적인 안보 협력 분야뿐만 아니라 사이버 안보, 기후 정책,

인간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이 계속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과의 회의나 심포지엄 형태의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

 

EU의 인도태평양 전략 역시 대중 견제 목적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중국을 체제 라이벌로는 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경쟁자,

즉 협력이 가능한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모든 유럽에서는

대중 견제 전략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나토의 역할을 끌어들이겠다고 하는 반면

EU는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나토에 대한 협력 의지도 발표하고 있지 않다.

즉 안보적인 목적은 프랑스와 EU가 좀 강하고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화된 모습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당면 과제가 굉장히 많다.

첫째, 이러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모두 감당하기에 과연 유럽 국가들의 국방력이

충분한가 하는 것이다.

유럽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국방력이 강한 나라들이 있지만

문제는 2016년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언하면서 EU에서 탈퇴한 후로 영국에 의존하던

유럽의 국방력이 많이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반적으로는 냉전 시대에 비해서 유럽 국가들이 병력을 전반적으로

약화시키는 추세인데 특히 해군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둘째, 중국에 대한 유럽의 경제적 의존도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특히 EU 주요 국가들의 경우

포괄적 투자협정(CAI : ​​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을 체결하면서

대중국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것이 중요한 게, 중국은 애초 개방되어 있었던 유럽 시장에 이미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이 협정의 체결로 인해서 유럽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AI는 2021년 5월에 유럽 의회에서 비준이 거부돼서 발효가 중지된 상태임).

 

셋째,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과 유럽의 무역 분쟁으로 대서양동맹에 균열이 발생했고

인도태평양 전략의 결은 같이 하지만 실은 유럽 고유의 이해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오히려 이러한 균열이

일시에 봉합되고 미국과의 동맹이 강화, 밀착되었다.

 

넷째부터는 좀 작은 부분인데, 회원국 간의 이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인도태평양 전략이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에서만 발표되고 일부 지역,

특히 동유럽 국가에서는 오히려 반대하는 측면도 있다.

 

다섯째, 코로나 팬데믹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상태이며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점,

고질적 문제인 난민과 이민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점이 과제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는 프랑스 대선이 4월 말에 끝나는데 현재로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될

확률이 높지만 반이민, 반EU 정책을 내세운 극우정당의 르펜 후보가 당선될 확률도 있다.

작년 6월까지는 르펜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

마크롱의 지지도가 5% 정도 상승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는 그 차이가 5% 미만으로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차기 대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정리해보면 2013년도부터 구상되었던 중국의 일대일로, 그리고 경제적 부상,

안보력 강화로 인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발표되었고 이에 따라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 역시 하나씩 발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보, 경제, 첨단 기술 분야, 그 외 기후변화 등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이 도모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고

또 미국도 유럽도 발표는 되었으나 아직 일대일로만큼 구체적인 방안으로까지

발전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질의응답

 

Q. 일본 외교사에서도 유럽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굉장히 크다. 역사적으로도

근대 이후 일본에 프랑스가 끼친 영향이 굉장히 컸고 일본의 국제 정치에서

중요한 상대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오늘날 인도태평양은 19세기 말 동아시아와 겹치는 면이 있다.

일본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외교무대로 설정한 범위인

케냐와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버마 등 인도차이나반도는 프랑스 식민지였으며,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다. 조금 더 동쪽으로 가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하면서 일본 영토로 편입되었던 마샬 제도가 있다.

즉 자연히 과거 식민지배-피지배관계였던 국가들 간에 다시 연결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돌아가는 세계 정치의 관점에서 이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한테 얼마나

있었던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재 그 비중이 커지고 있는 중국과 유럽 국가들 간 관계,

중국과 EU 간의 관계 또한 복잡한 부분이라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시면 좋겠다.

예컨대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이들 국가들은 어떤 입장에서 대응하고 있는가?

또 한가지는 우크라이나를 완충지로 해서 유럽에서는 나토의 서방과 중국에 의존하는

러시아의 신냉전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고, 글로벌하게는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협조를 하게 되면서 동아시아에서도 지금까지는 굉장히 억제된 형태로

전개되어 왔던 이른바 단층선(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의 충돌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입장을 정리를 해 주시면 좋겠다.

 

A. 일단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실 EU 경제공동체로 발전돼 왔고

1990년대부터 안보 공동체로 발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외교 정책 역시 조금씩

협력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와 같은 가치의 외교,

그리고 그 가치를 중심으로 한 협력 체제가 그때부터 발전되어 왔다.

 

특히 2000년에 유럽 기본헌장이 도입됐다. 로마조약이나 마스트리히트조약,

리스본조약 등이 통합된 EU조약은 유럽의 근간을 구축하는 일종의 헌법인데

2007년에 이 기본 헌장이 리스본 조약의 부록으로 포함된다. 그러면서 인권, 민주주의,

법치가 EU 최상위법의 가치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이후로 EU의

경제 통상, 외교안보 정책에서 이 원칙에 벗어나는 것들은 더 이상 실행될 수 없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예를 들어서 EU는 미국과 더불어 ODA(공적개발원조)를

가장 도모하는 행위자인데 여기에도 인권문제를 포함시켜서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민주주의, 인권 법칙에 위배되는 문제가 생기면 ODA를 중단하거나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에 대해서도 인권 문제는 EU가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다.

북한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할 때도 늘 인권 문제가 빠지지 않고, 중국 인권 개선에 대한

요구도 지속되고 있다.

 

EU를 기관별로 보자면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부, 의회 역할을 하는 유럽 의회,

그리고 유럽 이사회가 있다. 실질적으로 유럽 의회보다 유럽 이사회에서 법안들이

채택되는 비중이 더 크다. 유럽 의회에는 안보 정책 등 민감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의결권은 없는 대신 친환경, 인권에 대한 의지가 더 크게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CAI(중국과의 포괄적 투자 협정)를 유럽 의회에서 비준을 거부했던 것 역시 중국 인권

이슈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인권 문제가 안보 협력에 실질적으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CAI가 무산됨으로 인해 과연 중국에 대한 안보 전략과 경제 협력의 병행이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서는 중⋅러가 서로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한편, 유럽은

소원해지고 있던 미국과의 거리감들이 일시에 해소된 측면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오히려 회원국 간의 이견이 조율되는 면도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 같다.

 

유럽은 2000년대와 2010년대 중반에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를 GDP의 2%까지

증액하기로 했으나 사실 지켜지지 않았는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국방비 증액, 무기 수입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어서 유럽에도 군비 경쟁 가능성이 예상된다.

 

 

대만에 대해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대만을 활용하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Q.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미국이 중국을 수정주의로 규정했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수정주의는 무슨 뜻으로 사용된 건지 궁금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 - 유럽 간의 동맹이 강화되고 있음을 언급하셨는데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임하는

미국과 EU의 대응에 온도 차가 보이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는 EU가 결국 어느 편을 드느냐에 있어 보이는데 EU가 중립을

취하면 러시아로서는 이번 전쟁에서 얻는 게 많아지는 것 아닐지.

실제 EU의 입장은 어떤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EU에 미치는 전망은?

 

A.  국제관계에서 수정주의란 기존의 질서를 수정하고자 하는 세력을 말한다.

재의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패권 세력에 대한 위협 또는 도전 세력으로 볼 수 있다.

냉전 시대 이후 형성된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가 끝나고 미중 양극 체제, 더 나아가서

EU나 러시아까지 포함된 다극 체제로 점점 가고 있는 양상이다. 신냉전에 대한 논의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되어 있었다. 현재의 신냉전 체제는 원래는 미중대립을

의미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는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이런 수정주의 세력으로서의 중국, 러시아가 신냉전

체제에서 서방 동맹의 반대쪽에 서지 않을까 싶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점에서

신냉전을 고착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은 EU나 나토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되지

않겠느냐는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개입했을 경우에는 3차 세계대전의 위협도 있고,

EU 역시 군사 공동체가 아니기 때문에 개입했을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군다나 러시아와 접경지역이어서 특히나 러시아의 위협을 많이 받았던 발트3국

쪽에서도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대응할 문제는 아니다.

 

무기 지원의 경우에는 전쟁 초기에 에스토니아에 있는 독일의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내겠다고 요청을 했었는데 이를 독일이 거부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EU가 소극적이었다가 현재는 독일과 일부 동유럽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러시아가 패전을 하게 되면 EU에게 이득인가, 그럴 수도 있지만

또 한편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고 우크라이나가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싶다.

 

 

Q. 신냉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21세기 들어서 해양세력 해양 군사력의 중요성이 재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인도와 중국의 부상도 직접적인 요인일 텐데,

한국의 해양 군사력과 영향력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한국 사람으로서 그리고 같은 경우에 국회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그런 면을

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굉장히 전통적이고 오래된 동맹 국가인 유럽도 인도태평양 전략의

구상과 실행에서 미국과 무조건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고유의 이해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든 안 하든 간에 실리

외교, 가치 외교를 추구해야 하고 그것을 전면으로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황별로

추구해서 우리나라의 실익을 따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해양 군사력 강화에 대해서는 제가 외교안보팀에 있다 보니 그쪽 자료를 보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넘어가는 단계이기도 하고, 부사관을 증원시켜

전문성을 강화하는 국방 2.0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부사관

중에서도 해군을 좀 더 강화시켜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이기

때문에 육군이 아무래도 좀 강한 상태이고, 북한으로 인해 고립되어 있기에 해군력이나

공군력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그래서 인도태평양 전략만을 위해서 해군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얘기하기에는

북한이라든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강대국들이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고 병력의

전문화, 현대화, 첨단 기술화 쪽으로 방향을 모색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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