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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4호] 실패한 대북정책 보고서, 염치없는 아전인수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5-02-13 조회 1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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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114th_Current_Affairs_Bulletin.pdf[237604byte];
      

 

 

실패한 대북정책 보고서, 염치없는 아전인수

 

 

이명박 전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으로 우리 사회가 또 한 번 쓸데없이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 이 책에 기술된 대북정책 관련 설명의 요지는 재임 중 북한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갑’의 위치에서 남북관계의 원칙을 지켰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화자찬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려면 뭔가 자랑할 만한 자기가 그린 그림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 찾아볼 수가 없다.
 
 노태우 대통령의 ‘7.7선언’이래 30년간 꾸준히 진전해온 남북관계를 파탄시키고, 박정희 대통령 이래 50년을 쌓아 올린 안보태세가 무색하게 한반도를 전쟁 분위기에 휩싸이게 만든 것이 이명박 정부 5년의 대북정책이다.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 해군사의 치욕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5.24 조치’로 북한을 응징하고 유사 도발을 막겠다고 했지만 반년 만에 연평도가 포격을 당하고 섬 주민들은 휴전이후 처음으로 피난을 가야했다.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은 탈냉전이후 최고조에 달했고,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간 내내 국민들은 안보를 걱정하며 지내야 했다.  
 
 우리가 남북관계를 ‘갑을관계’로 바꾸겠다고 용심부리는 사이에, 북한은 2번의 핵실험을 추가로 실시했고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 발사시험을 성공시켰다. 육해공군과 동급으로 핵과 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戰略軍)도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져오기는커녕 대북 안보여건의 악화도 막지 못했다.
 
 도대체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근거가 어디 있는가? MB정권 5년 내내 평화를 위협받았고 화해와 교류협력의 성과들은 대부분 소멸되었다. 새롭게 이룩한 업적이 있다면 인도적 대북지원마저 걷어치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착실히 쌓아온 통일의 기반을 무너뜨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정책 원칙을 지켰다니, 생각이 없는 것을 넘어 염치가 없는 일이다.
 
 
이적행위에 준하는 MB 회고록의 악영향
 
 우리가 대북정책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이유는 안보를 튼튼하게 하여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평화통일의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칙도 필요하고 정책수단도 요청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원칙도 문제가 될 터인데, 원칙 운운하며 목표를 흔드는 것은 더욱 문제이다. 안보에 구멍을 내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남북관계 퇴보를 초래한 것을 가지고서 후임 대통령들이 교훈삼아 참고하라니 이런 자기기만도 없다.
 
 MB 회고록은 대남도발로 평화를 깬 것은 북한이고, 북한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이전 정부 때도 북한의 도발위험과 부당요구는 늘 있었다. 이런 엄중한 남북관계 속에서 역대 정부는 대북정책을 수행해 왔다. 안보가 뚫린 것은 북한의 도발 탓이고, 남북대화가 실패한 것은 북한의 부당한 요구 탓이라고 하는 것은 정책실패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성공한 정책이라고 한다면 북한의 도발에도 우리 안보가 뚫리지 않아야 하고,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타협점으로 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MB 회고록은 대북정책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고 그 원인과 책임을 북한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지, 성공적인 대북정책의 비법을 후임 대통령에게 전수할 만한 것이 결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MB 회고록이 자신의 재임 중 업적을 호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외교안보와 대북정책 추진에 불필요한 장애나 불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선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첫째는 남북관계나 주변국과의 관계에 민감한 외교사안을 불필요하게 너무 일찍 공개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급 대화가 언제라도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외국 정상들은 향후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매우 조심할 것이며, 그 결과로 우리는 외국 정부나 정상의 솔직한 의도를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둘째는 전임 정부가 전략적 모호함을 기초로 외국과 합의한 사항에 대해 우리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 국가의 주장을 대변하여 국익에 역행하는 내용도 회고록에 담겨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 FTA 관련 내용이다. 한미 FTA는 비록 우방간의 협정이라 할지라도 쌍방이 각기 자기의 국익에 기초하여 치열한 협상을 전개했던 사안이다. 결국 최종 국면에서는 전략적 모호함(Strategic Ambiguity)을 빌어 각자 자기의 입장이 관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문제에 대해 한국과 이면합의를 했다고 의회를 설득했고, 우리 대통령은 그런 적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국회의 동의를 구했던 사항이다. 
 
  우리 대통령이라면 미국 대통령의 어떤 주장에도 ‘나는 전임 대통령에게 그렇게 인계받지 않았다’고 하며 우리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데 MB 회고록은 오히려 미국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당시 외교부장관과 협상수석대표가 MB 회고록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을 바로잡아 주었지만, 회고록의 수정판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성공한 정책이 될 수 없다 
 
 MB 회고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 때 엄청난 논쟁을 불러왔고 지금까지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 때 인사들의 국익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솔함을 지적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을 유출시키고 노무현 대통령 발언을 왜곡한 것은 우리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이미 회의록 전문이 공개되어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설령 난독증(難讀症)탓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까지 지냈던 인물이라면 응당 우리의 입장을 견지하고 옹호해야지 북한이 우길 법한 해석으로 북한의 논리를 강화시켜주는 것은 이적행위(利敵行爲)나 다름이 없다.        
 
  ‘죽은 MB정부가 산 박근혜 정부를 잡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박근혜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면서 겪는 어려움의 절반 이상은 MB 정부의 유산 때문이다. 집권 중반기를 들어선 지금 시점에도 ‘5.24 조치’는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MB 회고록이 다른 발목 하나마저 잡으려고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MB 회고록은 재임 중 지득한 외교기밀을 사유화 했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했으며, 이로 인해 앞으로 대한민국의 통일외교안보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깊은 사려도 없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공개 시기와 내용 면에서 정치적 목적과 연관해서 해석할 여지도 충분히 주고 있다. 한마디로 전직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자계의 품위를 잃어버린 셈이다. 남북관계와 통일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결국 스스로 피해자가 된다는 철리를 깨우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올해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이다.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고 별다른 국내 선거일정도 없어 대북정책을 새롭게 정립하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 실질적인 통일준비에 나서기에 적절한 시기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성공한 정책이라고 우기는 MB 회고록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MB정부의 잘못된 유산을 과감히 떨쳐내고,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남북관계의 전기를 마련하는데 주저 없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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